
피임약 먹으면서 술 마셔도 될까요?
피임약과 술, 동시에 먹어도 간에 무리는 없을까?

“오늘 회식인데 피임약 먹고 술 마셔도 되나?”
“치맥하고 싶은데 괜찮을까?”
피임약을 복용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 봤을 질문입니다. 막연히 걱정만 하기보다는 정확한 정보를 알고 현명하게 판단하는 것이 좋겠죠. 이번 건강뉴스에서는 산부인과 전문의와 함께 이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
먼저 알아두면 좋은 기본 지식
경구피임약은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을 외부에서 일정하게 공급해 몸속 호르몬 변화를 일정하게 유지합니다. 이로 인해 몸은 임신한 상태와 비슷하다고 인식해 배란이 일어나지 않게 되는 거죠. 동시에 자궁 경부 점액을 끈적하게 만들어 정자의 이동을 어렵게 하고, 자궁 내막을 얇게 유지해 수정란이 착상하기 힘든 환경을 만듭니다. 효과를 충분히 얻으려면 매일 같은 시간에 복용해 혈액 속 호르몬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술 자체가 피임 효과를 떨어뜨리지는 않습니다.
많은 분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인데요. 의학적으로 알코올이 피임약의 호르몬 성분과 직접 상호작용해서 피임약의 효과를 무력화시키지는 않습니다. 즉, 와인 한 잔이나 맥주 한 캔을 마신다고 해서 갑자기 임신 위험이 커지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들은 주의해야 합니다.
1) 피임약과 술, 둘 다 간에서 분해됩니다.
경구피임약과 알코올 모두 간에서 분해됩니다. 술을 마시면 간이 우선적으로 알코올 처리에 바빠지게 되죠. 가끔 한 잔 정도는 큰 문제 없지만, 잦은 과음은 간 기능에 부담을 주고, 피임약 대사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누적되면, 피임 효과나 호르몬 균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2) 토하거나 설사하면 약이 흡수 안될 수 있습니다.
피임약은 먹고 나서 2~4시간 안에, 장에서 흡수됩니다. 따라서 이 시간 내에 과음으로 토하거나 설사를 하면, 약 성분이 제대로 흡수되지 못하고 배출될 수 있습니다. 가벼운 구토나 설사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지속된다면 약이 흡수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약을 빼먹은 상황’으로 생각하고, 일주일 동안은 콘돔 같은 추가 피임 방법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3) 문제는 ‘술’보다 ‘복용 시간’을 놓치는 데 있습니다.
실제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술을 마시고, 정신이 없어 약 먹는 시간을 놓치는 경우입니다. 피임약은 매일 비슷한 시간에 먹어야 효과를 유지하는데, 24시간 이상 늦거나 일주일에 2번 이상 빼먹으면 피임 실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 정도는 괜찮아요.
와인 1~2잔, 맥주 1~2캔 정도의 가벼운 음주. 단, 피임약 복용 시간은 반드시 지키세요. 술 마신 날에도 알람 맞춰놓고 복용 시간에 맞춰 꼭 챙겨 드세요.
이런 경우는 조심하세요.
• 주 3회 이상 과음하는 습관이 있는 경우
• 술 때문에 피임약 먹는 시간을 자주 놓치는 경우
• 과음으로 자주 토하거나 설사하는 경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다른 자궁내 장치(루프)나 피하 삽입형 장치(임플라논) 같은 피임 방법을 고려해 보는 게 좋습니다. 이런 피임 방법들은 매일 약을 챙겨 먹을 필요가 없어서 더 안전할 수 있어요
응급상황 대처법
술 마신 후 2시간 안에 심한 구토를 했다면?
• 12시간 이내에 같은 약을 하나 더 복용
• 그 다음 날부터는 평소대로 복용
복용 시간을 놓쳤다면?
• 12시간 이내 : 바로 약을 하나 더 먹고, 다음 약은 평소대로 복용
• 12~24시간 : 바로 약을 하나 더 먹고, 일주일간 추가 피임법 병용
• 24시간 이상 : 산부인과 상담 권장
피임약을 먹으면서 술을 아예 못 마시는 건 아니에요. 가장 중요한 건 규칙적인 복용입니다. 술자리가 있는 날에도 피임약 복용 시간만큼은 절대 놓치지 마세요. 스마트폰 알람이나 올라케어 W리듬 복용 알람 등 알람을 여러 개 맞춰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만약 술 때문에 피임약 복용 관리가 어렵다면, 산부인과에서 내 라이프스타일에 더 맞는 피임 방법을 상담 받아보는 것도 불편함을 줄일 수 있는 좋은 선택입니다.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방식으로 건강한 피임을 이어가 보세요.
본 콘텐츠는 산부인과 전문의의 자문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